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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잠재운 송폭풍의 투혼

등록일
2016-08-26
조회수
2,700
▲ 바둑TV에서 ' 두 천재의 만남'으로 명명했던 3국. 2009년 이후 근 7년 만의 재회에서 '원조 천재' 송태곤(한국물가정보 퓨처스 1지명)이 Kixx 주장 김지석을 물리치고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한국물가정보 3연승...Kixx에 4-1 승

"전성기 때의 폭풍 같던 위력이 되살아난 듯 합니다"

"멀리 있는 원성진 선수도 크게 기뻐할 것 같아요"

예상과는 전혀 딴판인 결과. 그것을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렵다는 듯 김만수 해설자와 김효정 진행자의 입에서 감탄이 꼬리를 물었다. 그 주인공은 한국물가정보의 퓨처스 1지명 송태곤 9단(30). 바둑TV의 명해설자에서 이번 시즌 승부의 무대로 돌아온 그가 두 번째 출전에서 김지석을 꺾었다. 주장 원성진이 부재한 상황에서 터뜨린 '대타 홈런'이었기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났다.

25일 저녁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퓨처스 선수 송태곤의 수훈으로 Kixx를 4-1로 완파했다.

5지명 한태희가 선제점을 올린 상황에서 3국 김지석-송태곤의 대결이 이날의 승부를 갈랐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이 판에서 송태곤이 상대 주장을 잡는 개가를 올린 한국물가정보는 승리를 예약해 놓은 거나 다름이 없었다. 직후의 장고대국에서 2지명 백홍석이 윤준상을 꺾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끝냈다(한국물가정보 3-0 Kixx).


▲ 흑번의 송태곤이 자신의 별명대로 '폭풍처럼' 김지석을 몰아쳤던 3국. 화면 왼쪽 하단에 '버그만 안 나면 흑승'이라는 국가대표 판정단의 재미난 메시지가 떴다. 하지만 이후 이 바둑이 극도로 미세해졌고, 끝내 반집의 격차를 줄이지 못한 김지석이 계가를 앞두고 돌을 거두는 형태로 결말이 났다.



▲ 5라운드에서 박정환에게 반집 패한 아쉬움을 날린 송태곤. 김지석과는 2009년까지 3전 3승에 1승을 추가하며 여전히 천적임을 입증해 보였다. 2003년 후지쓰배에서 준우승하며 원조 천재로 명성을 날렸으나 2006년 이후는 승부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랭킹도 50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태. 하지만 방송보단 승부사의 길을 택한 이번 시즌은 퓨처스 무대에서 7승2패(최근 4연승)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부활의 길을 걷고 있다.


팀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결승점을 올린 3지명 안국현이 최재영에게 설욕하며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 것도 한국물가정보로선 이만저만 기쁜 일이 아니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4-0 승리. 주장 원성진이 빠진 위기 상황에서 패배를 각오하고 있었던 한국물가정보는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대첩에 환호했다.

마지막 끝난 5국에서 박승화가 Kixx의 허영호에게 패하면서 5-0 승리가 물건너 갔지만 한국물가정보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팀이 3연승을, 그것도 난적 Kixx를 전후반기 연속해서 4-1로 제압하며 정점에 오른 마당에 더는 바랄 게 없었다.


▲ 제1국(장고). 윤준상에게 상대 전적 2승6패로 크게 밀려 있던 백홍석(오른쪽)이 모처럼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초반 견실한 운행으로 윤준상의 완력을 봉쇄한 전략이 주효했다.


5승5패가 되어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한국물가정보는 분위기만 타면 어떤 팀도 두렵지 않은 도깨비팀. 그동안은 5지명 한태희만이 고군분투하는 양상을 보여왔지만, 3지명 안국현이 지난 두 경기에서 연속해 결승점을 올리는 등 크게 살아나면서 팀 분위기가 급상승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만수 해설자는 "한국물가정보의 중반 기세가 대단하다. 향후 2~3라운드 가량은 누구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말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임을 내다보기도.

반면 같은 4승5패팀끼리의 대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Kixx는 두 경기 연속 패배와 더불어 4승6패, 8위로 밀려났다. 팀의 원투펀치인 김지석과 윤준상이 나란히 5승5패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공들인 대타 작전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됐다.


▲ Kixx는 부진한 김기용의 대타로 오장욱(퓨처스 2지명)을 깜짝 등판시켰으나 물이 오를대로 오른 한태희(왼쪽)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 시즌 1지명급 활약상을 펼치고 있는 한태희는 8승2패를 기록하며 9전 전승의 신진서에 이어 다승 2위에 랭크.


26일엔 5승4패(3위)의 SK엔크린과 4승5패(7위)의 티브로드가 11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승재-강승민,김수용-박영훈,박민규-안성준,강유택-최현재,이동훈-이태현(이상 앞이 티브로드). 팀이 올라설만 하면 주장 박정환이 빠지면서 냉가슴을 앓고 있는 티브로드로선 이 경기가 중위권으로 올라서느냐 다시 하위권으로 처지느냐의 갈림길. 반면 SK엔크린으로선 6승 고지에 오르며 선두 정관장 황진단을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제4국. 전반기에 최재영에게 패했던 안국현(왼쪽)이 이번엔 바꿔치기에서 성공한 다음 빈틈 없는 마무리로 항서를 받아냈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가 된 안국현은 두 번의 결승점 포함 최근 3연승.









▲2승5패 최하위권에 머물다 5승5패 중위권에 올라선 한국물가정보. 4연승을 달리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더불어 중반의 기세가 가장 좋은 팀이다.



▲ 2006년 팀 창단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가하고 있는 Kixx팀. 지난해와 지지난해 연속해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등 명가(名家)의 위상을 다져왔으나 이번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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